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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호]한동에 고함-다양한 한동을 꿈꾸며

여론 2009/12/04 14:21 posted by 한동신문

졸업을 앞두고 한동을 바라보니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군대에서 겪은 일이다. 일병 즈음이었다. 정신 없이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우리 분대에서 관리하던 창고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외롭고 힘든 만큼 순수해지는 시절이어서 그런지 고양이에게 정이 많이 갔다. 박스를 구해 집을 만들어 주고, 우유를 챙겨오고, 정성스럽게 돌봐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는 모습을 보던 동기가 나를 말렸다. 고양이게 우유는 독과 같은 것이라며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동기의 말을 흘려 들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고양이가 우유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귀찮아도 꼬박꼬박 우유를 챙겨주는 내 사랑과 정성을 스스로 대견해 하기도 했다. 나야말로 고생해가며 고양이를 가장 아끼고 챙겨주는 사람이라고 어느 정도 자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는 다시 오지 않았고, 나는 세상으로 돌아왔다. 군대의 기억이 흐릿해 질 즈음 고양이와 우유에 관한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동기의 말이 맞았다. 우유가 맞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고양이에게는 우유를 소화시키는 효소가 부족해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글이었다. 나는 고양이를 사랑했지만 무지함으로 인해 고양이를 죽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때 나는, 나의 무지로 인해 내 사랑이 혹은 내 열정이 오히려 남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랑을 강조하는 한동에서는 이러한 일이 더 쉽게 일어난다. 입대 전 신문사 취재기자 시절, 학내 의사결정구조 부재에 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던 적이 있다. 당시 신문사뿐만 아니라 총학, 평교수 연대까지 구성되어 학교의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있었다. 총장님과 보직교수님들이 학교를 사랑한다는 그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분명 잘못된 부분이 있었지만, 비판을 하기에는 그분들의 마음이 느껴져 혼란스럽기만 했었다. 제대 후, 돌아와 보니 총장님의 연임은 계속되고 있고, 당시 보직교수님들 역시 그 자리에 계셨다. 학내 소수자는 여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으며, 총학은 학생 전체의 대표성을 띄기 보다는 기독학생, 심하게는 근본주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총학으로 더 협소해지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기독교인, 흡연자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랑하지만 틀릴 수 있다. 오히려 사랑이 독선으로 변하면 더욱 무서운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랑한다면 스스로의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더욱 귀를 열어야 한다. 앞으로 한동은 학내의사결정구조뿐만 아니라 흡연구역, 교수임용, 학내식당, 등록금 협의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나는 한동을 사랑한다는 그 말들의 진정성을 믿는다. 하지만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틀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옳음에 대해서도 꾸준히 이야기 되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건강한 문제제기와 토론문화가 허용될 때, 나아가 한동 구성원들의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존중 받고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한동을 사랑한다는 그 말들에 깊이가 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정두(경영경제 02)

  1. Commented by 10학번 신입생 at 2010/02/07 22:21

    그래서 무엇이 틀렸단 말입니까? 한동대학교는 기독교적 가치를 가장 중요히 여기는 대학이 아니란 말입니까?

    어떠한 이유로 한동대학교에 가장 중요한 믿음 즉 하나님의 대학이 되겠다는거에 토를 다시는지 모르겠군요...
    차라리 기독교적 특성이 맘에 들지않으니 총장님 물러나시고 그냥 대학으로 가자는 말로 밖에 안들립니다.

    저희가 왜 서울안에 명문대학들 놔두고 한동대학교를 고른 줄 아십니까? 한동대학교가 하나님의 대학이 되기위해 노력한다는 대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또 적어도 명예서약이 지켜지는 올바른 대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기독교인과 타협하며 살려고 한동대학교를 선택한게 아니란 말입니다.

    신입생이 하늘같은 선배님에게 대드는거 같지만, 건강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하시고 너무 껴듣지 마시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기사를 제대로 이해하긴 하였는가? at 2010/03/01 12:45

      본 기사의 저자는 기독교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가치로 위장한 부조리와 부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의 부재와 부패, 타락이 기독교적 가치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이 정의로운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일단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해보길 바란다. 본 기자는 그대보다 10배 이상 더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10배 이상의 신앙심을 지니고 있을 지도 모른다.

    • Commented by 연어군 at 2010/03/02 22:39

      하나님의 대학이 되기 위해,
      제도와 절차, 기본적인 상식도 무시하는 것은 명예서약을 지키는 건가요? 재미있는 관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