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VS “교육권 침해” 등록금의 인상 현황과 그 이유
현재 우리 사회는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 불리고 있다. 대학 등록금은 매년 가파르게 인상돼 어느덧 1000만원에 이를 정도이다. 지난 9월 1일에는 한 대학생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개강 첫날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잡아 각종 시위와 논란에 휩싸인 등록금 인상, 그 추이와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끝없이 치솟는 대학 등록금
올해 우리나라 일반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은 평균 400~500만원, 사립대학의 경우는 700~800만원이었다. 그리고 올해 전국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 평균은 9%으로 물가상승률보다도 3.6배가 높았다.
등록금 대란의 역사는 대학 등록금이 자율화 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 대학이 설립된 1900년대 초반에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1963년 사립학교법이 세워지면서 대학의 재정은 교육부의 감시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 후 1989년 정부가 추진한 대학자율화 정책의 일환으로 등록금이 자율화 조치됐고, 각 대학에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등록금이 인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라 경제 사정이 한창 어려웠던IMF 직후인 1998년과 1999년에는 전국적으로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기도 했다. 그 후 경제가 차츰 회복됨과 동시에 물가가 상승하면서 다시 대학 등록금의 인상은 계속됐다.
지난 29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최근 4년간 등록금 인상률 현황’에 따르면, 사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2004년 5.9%, 2005년 5.1%, 2006년 6.7%, 2007년 6.5%로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또한 동 기간의 국공립대 인상률은 9.4%, 7.3%, 9.9%, 10.3%로 나타났다. 이는 매 년도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봤을 때도 2배~4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특히, 국공립대의 경우에는 국립대 법인화 정책으로 인해, 최근 5년간의 등록금 인상률이 사립대학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등록금 인상의 허와 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등록금 인상의 이유를 물가상승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파르게 오르는 등록금 인상률을 볼 때, 이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고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이영호 정책연구부장은 “등록금 인상의 이유 중 하나는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원의 수를 확충하는 등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재정이 확충돼야 한다”라고 개인적인 의견을 전했다.
등록금 인상의 또 다른 이유는 고등교육에 대한 부족한 정부의 지원 때문이다. 현재 국내 사립대들은 전체 재정의 55.4%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대학이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길은 등록금 외에도 국가 보조금, 기부금, 대학 자체수익, 재단 적립금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대학의 국가 보조금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실제 국내 총 교육비에서 국가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 측의 엉성한 예산 편성도 등록금 인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지난 27일 발표한 ‘대학재정 운영과 등록금 책정 타당성 관련 실태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에 있는 60개 대학의 재단 적립금 총액은 6434억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적립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불투명하다.
대학 등록금, 이구동성 ‘너무하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에 관한 대학의 이유를 수긍하지 못한 학생과 시민이 이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0월 31일,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은 ‘반값 등록금’ 공약을 허위로 내세웠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고발장을 냈다. 또한 이들은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 사회단체 네트워크 ‘등록금넷’과 함께 지난 1일 청계천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학생과 학무보의 교육권, 행복추구권이 침해 당하고 있다며 ‘이화인 헌법소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별도의 등록금 회계 △재단 적립금의 액수와 용도 제한 △등록금 책정에 학생들의 참여 보장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투명한 대학 재정 설립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희수 기자 parkhs@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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