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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호] 유영익 교수 인터뷰

대학 2008/09/01 00:00 posted by 한동신문

다음은 본지와 유영익 교수의 서면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 한동대에 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나는 한동대학교의 초창기부터 이 대학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왔다. 이것이 한동대에 오게 된 첫 번째 동기이다. 김영길 총장님과 그 부인께서 한동대를 설립하실 때에 보여주신 기독교 정신과 헌신적 태도에 깊이 감명을 받았고, 그 후에 김영길 총장님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일치단결하여 초기의 난관을 극복하고 짧은 기간 내에 한동대를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제적인' 사립대학으로 발전시킨 것에 감탄했다.    

한동대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 두 번째 동기는 지난 몇 년간 김미영 교수의 초청으로 한동대에 와서 가끔 특강을 하면서 이곳 학생들로 부 터 대단히 고무적인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경험이 있는데 '기독교 대학'인 한동대 학생들이 한국에서 가장 순수하며 학구열이 높은 '유망한' 학생들이라고 느꼈다.  이들을 잘 교육시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말하자면, 나는 한동대 학생들을 미래 한국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로 키우려는 동기에서 한동대를 찾아온 것이다.

한동대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진 세 번째 동기는 개인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나는 청년기부터 지금까지 한 평생을 역사학이라는 학문 세계에 머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보다 논문과 책을 쓰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제 나는 인생의 만년에 접어들어 내가 공들여 터득한 역사 지식을 젊은 후배들에게 일대 일의 대화를 통해 나누어주고 싶다. 한마디로, 한동대 학생들을 정성껏 가르치는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

 

Q: 일부 학생들이 본인을 뉴라이트 계열의 지식인으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A: 나는 '뉴라이트'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는 탈이념적 학자이다. 나는 어떠한 이념단체나 이익단체에도 속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독립적인' 학자이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나를 뉴라이트 계열의 지식인으로 보았다면 그것은 내가 교과서 포럼에서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 현대사]의 감수 역을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가 지식수준이 엄청 높은 한국 국민의 역사교과서로서는 부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이를 대체할 교과서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왔다. 때마침 나와 의견을 같이하는 젊은 학자들이 '교과서 포럼'을 구성하여 새로운 교과서 준비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힘껏 도왔다. 특히 나는 내가 전공한 19세기 후반의 역사와 미국에서의 독립운동,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 등에 관한 원고를 '감수'했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만족스러운 대안교과서가 출판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 '뉴라이트 계열의 지식인'이라고 자처하지 않는다. '뉴라이트'라는 용어가 정치적인 뉴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구태여 나의 학문적 입장을 밝히라면, 나는 실증주의 사학을 표방하는 '역사학회' 소속의 역사학자이다. 역사학회 회원들은 구체적인 사실의 탐구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순수한' 역사 연구자들이다. 내가 가장 아끼는 학문적 동지는 [한국사시민강좌]라는 학술지의 편집위원들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현실 정치에 끼어들지 않고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균형 잡힌 열린 마음'으로 역사를 연구하려는 학자이자 교육자이다.   

 

Q: 이번 학기 본인의 강의를 수강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나는 과거 38년간 미국과 한국의 대학 교단에서 한국사와 동양사(중국 사. 일본사)를 가르쳐왔다. 한동대에 와서는 한국 학생들에게는 한국어로 '한미관계사', 그리고 외국 학생들에게는 영어로 한국사를 강의하고 싶었다. 그런데 학교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번에 한국사(.현대사) 과목을 맡게 되었다. 한국근.현대사를 가르치게 된 내가 소속한 학부의 이름이 '세계적 지도자 학교(Global Leadership School)'이기 때문에 나는 한동대 학생들이 장차 세계적 지도자가 되는 데 필요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직감했다. 따라서 나는 한국 역사상 최초의 '세계적 지도자'였던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한동대의 교육방침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이승만이야 말로 내가 가장 많이 연구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부추긴 것도 사실이다.     

이승만은 한마디로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controversial)' 역사적 인물이다. 그에게는 허다한 인간적 장점과 단점이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12년간 통치한 한국 최초의 기독교인 대통령으로서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동시에 많은 과오를 저질렀다. 그런데 그는 '운양호 사건'이 터진 1875년에 태어나 1960 4.19학생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나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에 놓여있었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이승만의 장단점과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공과를 허심탄회하게, 비판적으로 가르침으로써 학생들이 한국 근.현대사를 재미있게 배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신들의 진로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바란다.     

내가 가르칠 과목에서 사용될 교재는 최근에 출판된 이한우 [우남 이승만, 대한민국을 세우다]와 교과서 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이다. 이 두 책은 내가 보기에도 100%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나 다른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다고 판단했기 교재로 삼았다. 이 책들의 내용에 대해서는 학생들과 더불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 교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10편 이상의 논문을 읽게 할 것이다. 나는 내 강의를 택하는 학생들로부터 "평생 들어본 강의 중에 제일 재미있고 유익했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정리 성연태 기자 sungyt@hgupress.com

 

 
<양력>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동양언어 및 역사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휴스턴대, 고려대, 한림대 역사학과의 교수를 거쳐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역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그리고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창립소장 직을 맡았다. 주요 저.편서로는 <갑오경장연구>, <동학농민봉기와 갑오경장>, <한국인의 대미인식>, <이승만의 삶과 꿈>, <젊은 날의 이승만>, <이승만대통령 재평가>, <Korea Old and New:  A History>, <Early Korean Encounters with the United States and Japan> 등이 있으며, 13회 성곡학술문화상과 제2회 경암학술상을 수상했다.